초등학생 때부터 쓰던 안경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리고 30살, 올해 목표로 했던 라식수술 검안을 다녀왔다.
지난 몇달간 검색으로만 만났던 안과들 중에
ㅂㅇㄴ안과를 선택했고
수술만 가능하다면 당일에 수술을 하고 싶었고 (*미리 예약해야 검안 가능)
2시 10분으로 예약했다.
우리 집에서 안과가 있는 서면은 멀다.
지하철 이용하면 1시간 정도
버스를 타도 1시간 정도
택시를 탈 바에야 운전해서 가자 싶어서 동생과 차를 타고 출발했다.
수술을 하면 운전은 못하기 때문에 동생이 해주기로 했다.
출발해서 안과 도착까지 35분 정도 걸렸다.
ㅂㅇㄴ안과는 건물 통으로 되어있었고 주차요원도 있어서 편했다.
생각보다 일찍 도착해서 1층에 있는 카페에 앉아 있다가 동생은 카페에 있기로 하고
시간에 맞춰서 혼자 올라갔다.
접수를 하고 검안사 한 분과 동행해서 검사를 진행했다.
검사를 받는 초반에 '각막이 많이 얇으시네요' 이 말을 들었고
나의 목표는 짧은 기간 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는 스마일라식이었는데
이건 할 수 없겠구나 싶었다.
차근차근 옆으로 옆으로 이동해서 검사를 진행했다.
마지막으로 상담실에 들어갔고
각막도 얇고 시력도 고도근시라
라식, 라섹은 불가하고 렌즈삽입술만 가능하다고 했다.
렌즈삽입술은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당황했다.
물론 금액적인 부분이 크게 와닿았다.
라식 수술 검색하면서 렌즈삽입술에 관한 정보도 조금 알 수 있었는데
스마일 라식이 200만원 중반대라면 그 두 배정도의 금액이었다.
실제로 전달받은 금액은 지인 할인을 받아서 400만원 중반 정도.
수술할수도 있으니까 동생이랑 같이 왔는데
결국 운전은 내 몫이었다.
검사는 40분정도 걸렸고
여기까지 온 시간과 비슷했다.
그냥 집으로 돌아가기 아쉬워서 어디라도 들를까 싶었지만
집순이 기질에 결정을 잘 못하는 나는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난 왜 막연하게 내가 스마일라식이 가능할거라고 생각했을까.
괜히 기분이 별로여서
저녁을 맛있는걸 먹어야겠다고 생각했고
집에서 가까운 명랑 부대찌개에 갔다.
부대찌개와 돈까스 사이다 세트인 세트A를 주문했다.
여기는 부대찌개도 맛있지만 돈까지 맛집이다.
맛있었는데 정말
이걸로 기분이 나아지지 않았다.
기분 전환이 좀 더 필요해
동생이랑 동네 한바퀴 했다.
여러 카페들이 많았지만 여기 저기 기웃하다가
컴포즈에 가서 와플과 청포도 에이드를 주문했다.
와플을 새로 구워서 그런지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걸렸고
청포도 에이드를 제조하는 것으로 보이는 모습을 보았는데
시럽이 좀 적은 것 아닌가 싶었다.
색깔도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연해보였다.
의아해하면서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살짝 취한 듯한 어떤 아저씨가 들어와서
'헤이즐넛 4잔이요'라고 했고
알바생은 ' 헤이즐넛 4잔이요?'라고 확인했다.
ice인지 hot인지 말하지 않았는데 바로 제조하는 것 같았다. 신기...
자주 오시는 분인듯
우리는 와플이 다 되어서 전달받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동생이 조용하게 '센스 없는 듯 두 명이 와플 1개 시키면 보통 나눠주지 않나?'
나는 공감하면서 웃었다.
근데 와플이 얼마나 잘 구워졌는지 반으로 잘 나눠져서 신기해하던 중
동생은 청포도 에이드를 한 입 들이키더니
'와 대박 맛있어 시럽을 쬐금 넣는 것 같았는데 맛있어'
'저 알바생 고수인 것 같음 와플 잘 구워서 잘 쪼개져서 안 잘라준 것 같음 대박'
'아까 얼음 풀 때부터 알아봤음'
굉장히 만족했던 디저트였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굉장히 많이 웃었다.
기분이 좋아졌다.